뒷산
외로울 적에
마음 답답할 적에
뒷산에 올라가 마음을 벗는다
나무마다 하나씩 마음을 걸어 두고
노을을 받으며 느러눕는 그림자
돌아갈 것이 없는 빈 몸이다
뒷산은 뒷산은 내 몸이다
무겁게 끌어온 신발의 진흙덩이
서리 감겨 살을 에는 하루의 바람
모두모두 부려 놓는
뒷산은 뒷산은
울먹이는 내 몸이다
중년
가지런히
수저를 놓는다
가지런히
신발을 벗는다
그렇듯 정성스레
그대를 본다
꽃도 새도
구름도 바람도
지금은
진심으로 만나지 않으면
공손히
깊숙이
조심스레
껴안지 않으면 안된다
눈썹 달
어느 한 많은 여자의 눈썹 하나
다시 무슨 일로 흰 기러기로 떠오르나
육신은 허물어져 물로 흘러
어느 뿌리로 스며들어 완연 흔적 없을 때
일생 눈물 가깝던 눈썹 하나
영영 썩지 못하고 저렇듯 날카롭게
겨울 하늘에 걸리는가
서릿발 묻은 장도가 같구나
한이 진하면 죽음을 넘어
눈썹 하나로도 세상을 내려다보며
그 누구도 못 풀 물음표 하나를
하늘 높이에서 떨구고 마는
내 어머니 짜디짠 눈물 그림자
'Noch Nie' 카테고리의 다른 글
Cinema Paradiso (0) | 2013.08.15 |
---|---|
광야에게 (0) | 2013.08.12 |
Bittersweet (0) | 2013.07.24 |
Choo Choo train (0) | 2013.07.13 |
용서 (0) | 2013.06.29 |